We are and
  조한이 : 2012.11.02 탄생
| 3869 일
조길 : 2015.10.31 탄생 | 2776 일

아이들의 순진무구함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해줬다.

이야기를 안해주면 잠을 안자고 떼만 쓴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 이야기를 해줬다.

죄 없는 사람만 돌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얘기를 전했는데..

한이가 나한테 아빠 나도 오늘 죄를 지은 것 같아. 그래서 내가 뭐? 그랬더니

오늘 가연이네 집에 가서 꽃병을 깨뜨렸어. 훗..그래서 내가 죄송하다고 했니 그랬더니

응 했어. 아 그럼 한이야 괜찮아 용서를 구하면 죄는 씻겨져. 그랬는데 길이가 거기서

아빠 나도 죄를 지었어. 그래서 내가 뭐? 그랬더니 가연이 침대를 어지럽혔어. (ㅋㅋ)

아 그랬구나 그래서 가연이한테 미안하다고 했니? 응 했어. 그래..잘했어 길이야.

그랬더니 갑자기 길이가 아빠.. 사실 한이 누나 죄 하나 더 지었어. 뭔데? 웅..한이 누나가

에드워드랑 싸웠어. 잉?? 진짜? 그랬더니 베게싸움했어. (ㅋㅋ) 그래서 내가 응 그건 논거라

괜찮아 그랬더니..근데 아빠 그게 아니라 한이 누나가 에드워드랑 베게싸움 하다가 꽃병 깬거야 ㅋㅋ

아놔.. 그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는구나.. 하면서 속으로 많이 웃게 되는 밤이었다..

내 사랑 한이

오늘 아침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학교를 안가는 한이는 원격 수업을 진행했다.

선생님은 수업중에 만약 당신이 frog이나 butterfly중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무엇이 되고싶나요?

라고 물어봤다. 모든 아이들은 한명씩 대답을 했고 왜 그런지도 말했다.

하지만 한이는 수줍은지 말을 안했고, 우리가 보는 앞에서 울었다. 결국 한이는 아무말도 안하고 패스를 했다.

엄마는 속이 상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마지막에 선생님이 한번 더 기회를 줘서 한이는 그래도 대답을 해냈다.

“I want to be butterfly…” 목소리는 기어들어갔지만 어쨌든 했고 선생님이 또 why do you wanna be a butterfly? 라고 물어보자

“I just want….” 또 기억들어갔지만 대답을 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한이는 정말 내 어릴적이랑 너무 닮았다…

이런건 안닮아도 되는데 하면서 출근을 했다.. 퇴근을 하고 엄마는 회사 이슈 때문에 늦는다고 하여..길이를 먼저 재우고..

한이 침대에서 20분 정도 대화를 나눈 것 같다. 그냥 조금 더 아이라 생각치 않고 내가 사랑하는 하나의 사람으로 인격체로

조금 더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이제 그럴때가 됐다고도 생각이 들었다..아직도 어리기만 한 아이지만..

“한이야..be confident 란 말 알어? 자신을 가지란 말인데..아빠는 어릴때 정말 아무런 confident가 없는 사람이었어.. 왜냐하면 아빠는 어버버버 하면서 말을 심하게 더듬는 아이였거든. 아빠는 친구들 앞에 그리고 선생님 앞에서 말을 하는게 너무 싫었어. 왜냐면..그 사람들이 아빠가 말을 더듬는걸 보면 이상하게 쳐다볼까바.. 아빠는 그게 정말 너무너무너무 싫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하나님이 아빠한테 용기를 심어주었고, 아빠는 지금 그 누구보다 confident가 넘치는 사람이 되었어. 아빠는 이제 10명, 100명 앞에서 말을 하는걸 좋아하게 되었고, 그게 일이 되어 매일 하는 사람이 되었단다. 아빠에 비하면 한이는 지금 나이에 정말 너무너무 잘하고 있는거야. 한이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하나님한테도 충분히 사랑받고 있는 아이야.”

이렇게 얘기를 해줬다. 한이는 아빠의 옛날 얘기를 듣고 조금 놀라기도 한 것 같고, 신기하기도 한 것 같다. 아빠는 하나님 말이 언제 들렸어 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엄마도 이 얘기 알어?라고 물어보기도 하며 호기심 가득찬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엉뚱한 말을 했다.

“아빠 나는 face가 ugly해도 괜찮아. 정말이야. 왠지 알어? 나는 mirror를 잘 안봐서 그래 하하하하하.”

라고 했다. 첨엔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얘기지하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듣고 그 표정을 보니.. 아빠가 옛날에 말을 더듬고 힘들어한 것에 대해서, 한이가 아빠에게 할 수 있는 위로이자 동정의 말이었던 것 같다. 아빠 괜찮아 아빠 괜찮아.. 라고 눈으로 내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얼굴이 못생겨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말 더듬어도 아빠 괜찮아..라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 그게 맞았다.. 아빠로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한이는 정말..정말 정말 사랑이다. 길이가 우리 가족의 큰 기쁨이라면, 한이는 정말 우리 가족의 큰 사랑이다. 아빠는 그 사랑을 너무 많이 받고 매일 느낀다. 한이는 정말 사랑이다.. 사랑한다 우리한이.

Who knows everything?

어제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재경이에게 문자가 왔다.

“오빠 오늘 시간되면 커피 마실래?”

직감적으로 심각한 얘기일 거라 생각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재경이네 회사가 많이 안좋았고,

재경이 또한 내게 그런 늬앙스로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재경이 회사 앞 스타벅스에서 얘기를 나눴고..내 생각보다 더 상황은 심각했다.

난 재경이가 그냥 한국으로 돌아간다고는 생각은 했지만, 홍콩 허브가 문을 닫는다고 했다.

헐 이런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허브가 문을 닫는다니..정말로 놀랬다.

하지만 넉넉히 이겨내자고 아내 앞에서 나까지 흔들리면 안된다고 다짐하고 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우린 잘해낼거라고 했다. 그래도 잘된 것은 모두 다 짤려나간판에 재경이만 안짤리고 같은 연봉으로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래 뭐.. 짤린것도 아닌데.. 내가 홍콩에서 애둘 1년동안 더 키우고 주말부부하다가

1년 후에 결정을 내리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오는 길에.. 정말 하나님은 대단하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내가 한달전 한국에서 술을 끊었다. 그 이유는 용준이형을 만나면서 그 형이 7년간 술을 끊었다고 했는데

그게 멋있어보였다. 정말 크리스챤이구나..그것도 당당하고 멋있는..그러면서 나도 나이 40대에는 그런 멋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단순히 내게 멋진 크리스챤이 되라고 술을 끊게 해주신게 아니라는 것을 어제 뼈저리게 느꼈다.

아 재경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혹여 애들한테 무슨일이 생겼을때 내가 혹여 취해있는 상태면 절대 안되니 미리 나를

준비시켰구나.. 하나님은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아시고 미리 은인을 만나게 하시고 미리 술을 끊게 하여 나를 항상

깨어있게 준비시키셨구나..하나님 당신은 정말 완전하시군요.. 하면서 감사와 안도의 기도를 드렸다.

재경이는 이 상황자체가 너무 힘들어 다른 생각을 하기 힘들다. 그러니 가장인 내가 더 정신 차리고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해야한다. 이것이 지금 나의 사명이며 가족을 지켜야 하는 의무다 그리고 사랑이다.

길이가 주일예배 때마다 하는 말이 생각났다. “Who made everything?” “Who knows everything?”

“God~!”

둘째 길이

한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다 보니 정작 길이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네.

길이는 정말 완전 애교덩어리에 우리집의 귀엽둥이다.

남자지만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늘 아빠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또 그만큼 떼도 많이 쓰지만, 다른 남자아이들에 비하면 아주 약한 수준인 것 같다.

요즘 한이가 길이 약올리는데에 재미가 들리면서 길이가 가끔씩 누나를 때린다.

물론 그럴때마다 엄마한테 무진장 혼나기도 하지만..

잘생기고 애교 많고 하지만 길이도 역시 매우 수줍음이 많다.

오늘도 유치원에 바래다 줬는데 길이 유치원 선생님 미스 조니가 길이가 지난주에

단상에 올라가는 걸 거부했다고 한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애가 좀 수줍음이 많다라고 했다.. 나도 어렸을때 길이 같았다고..

어쩜 이렇게 한이 길이 둘다 수줍음들이 많으신지..곧 나아지겠지 내가 그랬듯이..

홍콩으로 옮긴 지 9개월!

정말 오랜만에 여기다 글을 적는다. 길이 돌잔치 이후로 적은적이 없구나..참 오래됐다. 나중에 우리 한이 길이가 여기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까.. 이제 우린 한국에서 홍콩으로 넘어왔다. 인생 참..한 곳에 머물기 쉽지 않구나. ㅎ 우리 한이는 Nord Anglia International School에 Year 1에 다니고 길이는 Avandale 유치원에 다닌다. (길이는 유치원이 없어질 예정이라 곧 다른데로 갈 예정.) 밑에 글에 우리 한이가 한국에서 발표를 참 소극적으로 한다는 글을 썼었는데.. 오늘 한이네 학교에 Assembly 를 보러가면서 느낀건, 한이가 학교에서도 정말 활발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로 잘 대화하고 그들이 한이를 매우 좋아해준다는 거다. 우리 한이는 참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비록 오늘 Assembly의 주연은 아니었지만, 조연중에 한문장만 말하는 조연이었지만, 한이는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고 만족해했다. 그것으로 됐다. 확실히 한이는 성장했다. 외국의 생활이 한국의 생활보다 한이에게 더 맞는 것 같다. 길이야 어디서든..애기라 잘 노는것 같고 ㅎ 우리 한이 .. 내가 사랑하는 나의 딸. 행복하게 자라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