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참관수업을 다녀오며..

오늘 한이 영어 참관 수업을 다녀왔다. 지난번에도 와서 본적이 있는데, 오늘도 그닥 다르지 않았다.
애들은 영어를 생각보다 참 잘했고, 한이는 역시나 소극적이었다. 나와서 할 사람 나오세요 라고 하면,
다른 애들 손 들때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야 드는.. 늦게 손을 들면 선생님이 한이를 안시킬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듯한 느낌.. 율동을 해도 우리 한이 참 잘하지만.. 시선이 앞에 선생님이 아닌 옆에
선생님이나 아이들을 보며 해서 뭔가 좀 아쉽기도 했다. 잘 웃고..참 이쁜 한이.. 부모 입장이야 당연히 한이가 적극적으로 손도 들고 나가서 발표도 하고,
춤도 더 열심히 하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럴 수 없을테고 우리 아이도 그 적극적인 아이에
속하진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이는
집에서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인 아이고 장난꾸러기 였으니깐..

그래서 오늘 더 수업을 받는 한이 얼굴을 보며 그 아이에만 집중해봤다..
그렇게 한참을 보니 한이는 나 자신이었다. 바로 내 모습을 보고 있었다.
1. 어렸을때 앞에 나서기 싫어 교회 30명중에 유일하게 앞에 안나갔던 아이.. (그래서 엄마가 화냇던 기억..)
2. 초등학생때 부산에서 옆에 친한형한테 잘보이고 싶어 그 형을 만날때마다 허리를 굽혀 키를 그 형 키에
맞췄던 아이.. (나중에는 그 형이 굳이 나랑 키 맞출려고 그렇게 할필요 없어 라고 했다..)
3. 선생님이 이거 풀어볼 사람 손들어바 그럼..애들이 손을 들고 선생님이 누군가를 가르킬려고 했을때..
그제서야 손을 들었던 아이.
4. 말을 더듬어 책 읽는 것 조차 버겁고 힘들었던 아이. 차렷 열중셧을 더듬을까바 반장 부반장을 거부한 아이.
5. 친구들 앞에서 굉장히 적극적일때와 소극적일때가 명확했던 아이.
6. 오히려 동생 앞에서만 강했던 아이.
7. 친구들이 괴롭혀도 많이 참았던 아이.
8. 그 분노를 모았다가 나중에 터트린 아이.
9. 이성에 소심해 고등학교때까지 여자애가 말걸어도 부끄러워 대꾸도 못하고 한번도 연애를 안했던 아이.
10. 하지만 또래 중에서는 은근 리더쉽이 있어 중심에도 서지만, 그렇게 오래 리더의 위치에 있진 않았던 아이.
11. 공상 하는 것을 좋아해, 독서실에 오래 붙어 앉아도 반 이상을 공상이란 딴생각에 몰두해 성적이 오르지 않던 아이.
11. 이런 아이가 수능이 끝나자마자 연애도 하고, 말도 더듬는 것도 그닥 두려워하지 않고, 농구부 주장을 3년동안 하고
과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아이.
12. 이런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 외국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기 싫어했던 아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있게 피티와 제안을 하는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하고, 아름다운 아내도 얻은 아이.
13. 이건 분명 하나님이 이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모든걸 계획했다고 밖에는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없다..

분명 하나님은 우리 한이를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랑하셔서, 모든걸 계획중이시다.